단편-백화 생각없이 사는 사이 모든 것들이 과거가 되어갔다. 학교, 친구, 사회, 가족.... 혼자서 늙어 방 한칸짜리에서 개 한마리 껴안고 외로움으로 부들부들 거릴 것을. 늙어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은 거짓이다. 분명 늙어늙어 백화가 되도록 혼자일거라 느끼고 있었다. 산다는 건 바쁘던 바쁘지 않던 다 변명으로 세월을 보내는 그런 것이다. 열심히... 더 열심히..빌어먹게도 열심히... 그러다가 알맞게 죽는 것을. 말을 하면서부터 눈치를 보면서부터 손 안에 들어 오는 것을 전부 움켜쥘때부터 알고 있었다. 그리고 방 한 칸구석에서 무엇이 되어 꿈틀될지도 알고 있는 것이다. 하얗게 백화되길... 구더기의 도움으로 꿈틀되길... 눈이 감긴다. 개는 밥그릇 속 사료를 게걸스럽게 삼킨다. 먹어야 한다. 개처럼. 살기위해 먹어.. 더보기 이전 1 2 3 4 ··· 99 다음